광주 fc는 리그 초반 2연승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좋았던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다음 치러지는 4경기를 내리 지며 연패에 늪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던 광주는 이번 시즌 경계의 대상이 되어 많은 팀들이 광주 전을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빌드업 시 상대의 압박을 유도하고 그때 생긴 빈 공간을 이용하여 전진한다. 그러므로 광주를 상대할 때는 어설픈 압박은 금물이다. 오히려 매우 강한 압박을 통해 눌러주거나 혹은 내려앉아 수비하다가 역습 한방을 노려야 한다. 그것이 광주 fc 파훼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강한 압박을 통해 광주를 힘들게 했던 팀은 강원 fc가 있고 내려앉다 역습 한방을 보여준 팀은 포항 스틸러스, 대구 fc가 있다.
오늘은 가장 최근 경기 김천 상무 전 경기 양상을 보려고 한다.
경기 전반 초반 광주 fc는 빌드업 시 이민기(3)가 안으로 좁혀 들어와 이강현(24)과 나란히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서고 투톱 중 하나인 이희균(10)이 내려와 최경록(30)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한 대략 3223에 가까운 형태와 그 상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이강현(24)이 내려와 볼을 전개하는 등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위와 같은 3자 패스를 이용한 플레이도 선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건희(20)가 조금 빨리 뛰어들어가 오프사이드를 범하고 말았다.
광주 fc의 빌드업 상황만 보면 매끄럽게 잘 진행되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김천 상무의 압박이 그리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천 상무는 광주의 센터백이 볼을 잡고 있으면 바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기다렸다 투 톱 중 한 명이 스타트를 끊으면 투 톱 중 나머지 한 명과 측면 미드필더 김대원(22), 정치인(32)이 압박을 걸었다.
광주 fc의 빌드업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내내 김천 상무에 밀리고 주도권을 뺏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이유는 우선 김천 상무의 빌드업이 정말 짜임새 있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김천 상무의 빌드업은 4231 포메이션에서 양쪽 풀백 박수일(23), 박민규(88)가 높게 전진하여 대략 2431의 형태를 가져갔다.
아까 말한 기본적인 형태에서 김천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빌드업을 진행했다. 특히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동현(5), 김진규(4)가 옆으로 볼을 받으러 나와서 볼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동현(5)이 볼을 받으러 옆으로 빠지면 오른쪽 풀백 박수일(23), 오른쪽 윙 김대원(22)은 전진하고 강현묵(14)이 광주의 공격진, 미드필드진 사이로 유광현(18)이 상대 문민서(88), 이강현(24) 사이로 볼을 받으러 내려오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많이 나온 패턴으로 김진규(4)가 옆으로 빠지면 박민규(88) 앞으로 전진하고 김동현(5)은 광주의 투 톱 사이에 위치하고 정치인(32)이 볼을 받으러 상대 최경록(30), 가브리엘(11) 사이로 내려오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처럼 미드필더들이 옆으로 빠져 빌드업을 도우면 위치상은 측면 미드필더가 압박을 가는 게 맞으나 정해진 마크맨이 있는 경우 상대팀 입장에서는 누가 갈지 굉장히 애매하고 주춤하는 상황이 온다. 광주 fc가 그러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양쪽 풀백의 전진과 미드필드진과 수비진 사이의 많은 공격 숫자 그리고 김천 상무의 공격진과 수비진 사이의 넓은 간격에 광주의 미드필드진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공을 가진 센터백에게 압박을 가하는 투 톱과의 거리가 멀어지며 중원에 넓은 공간이 비게 되었다. 그 덕에 김천 상무의 미드필드진은 상대 미드필더의 압박을 덜 받으며 빌드업을 한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광주 fc가 김천 상무에게 많이 밀렸던 이유는 광주의 수비 방식도 한몫했다. 광주는 수비를 할 때 위의 사진과 같이 투 톱까지 내려와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굉장히 좁게 서서 수비를 펼친다. 이 덕에 지난 시즌 최소 실점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비 방식은 공격으로 전환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분명한 단점이 존재한다. 더욱이 김천이 공격 상황에서 볼을 뺏기면 바로 강한 압박에 들어가며 광주는 본인의 진영에서 쉽게 못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것은 김천 상무의 정정용 감독이 광주의 특징을 고려한 잘 만든 맞춤전술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전반 끝나갈 때쯤에 정호연(14)과 정지용(17) 교체 출전 시키며 변화를 꾀했다. 정호연(14) 투입됨에 따라 빌드업 형태가 4123으로 바뀌었고 볼의 전개도 매끄러워졌다. 하지만 이렇다 할 공격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고 안영규(6)가 후반 79분 퇴장당하며 무기력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경기에서 양 팀의 공격수의 폼도 많이 차이가 났는데 광주의 이건희(20)는 연계가 강점인 공격수이지만 김천과의 경기에서는 연계 과정에서 실수나 줘야 할 타이밍에 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다. 반면에 김천의 정치인(32)은 광주의 오른쪽 풀백 김진호(27)를 완전히 제압했고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되었다.
이렇게 광주 fc와 김천 상무의 리그 6라운드 경기를 살펴보았다. 김천은 이번 승리로 리그 1위에 오른 반면 광주는 4연패 패 후 8위에 머물러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김천이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이정효 감독의 광주가 이 시련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k리그이다.
'K리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연패 부진에서 벗어나 2연승 달성한 광주fc, 이정효 감독의 전략은? (k리그 11라운드) (0) | 2024.05.08 |
---|---|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 fc의 전방압박은 뭐가 다를까? (0) | 2024.03.07 |
정몽규 보고있나? 대한민국 국대 감독 1순위 이정효 감독의 빌드업 (1) | 2024.03.07 |